Elelphant's Dream



[Elephant] 26에서 27으로 by elephant0225

고생했어, 지구야.

 

또 한 번 지구가 무사히 공전을 마쳤다. 눈에 보이진 않았지만 천천히 조심스럽게 스스로 또 한 바퀴를 돌아보았다. 더불어 나의 공전도 한 주기를 넘겼다. 26에서 27으로 넘어가는 과정은 두 번 반복되지 않는다. 누군가에 의해 기록될 만한 것은 아니었기에 스스로 기록을 남긴다.

 

한 해를 보내는 것은 눈에 띄지 않게 천천히 조심스레 이뤄진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언제 그랬냐는듯 시간의 진행은 언제나 매우 신속하게 이뤄진다. 시간의 진행과 인생에 비용을 지불하지는 않는다. 부모님으로부터 물려받은 인생의 열차는 마치 무임승차와도 같다. 


무임승차는 언제나 조심스럽게 이뤄진다. 하지만 서툴고 엉성할 땐 반드시 댓가를 지불하는 법이다. 삶에 보다 더 신중을 기해야 하는 이유다.


어느 해보다 굴곡 많은 2010년이었다. 한국어문학을 전공한 나는 평생 경영, 경제 등은 모르고 살 줄 알았다. 그게 내 길이라 생각했다. AB-ROAD에 입사하고 판은 바뀌었다. 사업, 창업 등에 관심을 기울이게 됐고 누가 자본에 대해 논하면 보다 주의 깊게 듣는 버릇을 갖게 됐다. 누가 알았을까, 이 모든 변화를.


몇몇의 친구를 잃었고, 몇몇의 친구를 얻었다. 덧없는 삶을 살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생각 외로 세상의 진입 장벽은 높았고 '생각대로' 되는 건 없었다. 어디까지나 CF에서만 가능한 일이었다. 그래도 해를 거듭할수록 미련에 미련 갖지 않고, 보다 사려깊게 남의 얘기를 듣는 법을 길렀다. 그 과정 안에서 짝짓기와도 같은 새로운 관계를 형성했고 만족스런 날을 보냈다. 시간이 흐른 탓일까. 짝짓기 안에서도 불필요한 감정의 씨앗을 잉태하지 않는 습관이 태어났다. 희한한 일이었다. 점차 떠나보내고, 받아들이는 일에 익숙해졌다.


여느 해보다 많은 술을 마셨고, 어떤 때보다 더 많은 담배를 태웠다. 그 와중에 지난 때보다 더 많은 책을 읽었고, 배에 달하는 영화를 봤으며, 곱절에 해당하는 음악을 들었다. 애둘러 말하면 더 많이 무엇인가를 했다는 의미다. 그 이상의 의미는 없다. 그런 것들이 나의 정체성을 나타내지는 않는다. 어디까지나 통계이자 수치일 뿐이고, 내 자아가 아무도 모르게 그런 통계에 기댈 뿐이다.


다른 얘기를 해보자. 올해는 유난히 게을렀다. 부지런하게 마시고, 또 부지런하게 쌌지만 흔히 말하는 스펙을 키우는 데는 서툴렀다. 근육을 키우듯 매일 조금씩의 영어를 섭취하고, 자격증을 보충해야했지만 육체적 근육마저도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후회는 없다. 나는 영어를 말할 줄 알고, 글을 읽을 줄 안다. 보태자면 마이크로소프트 사의 오피스도 제법 다룬다. 회사나 밖에서 적어도 내 밥벌이는 한다. 때로는 남들도 다 듣는 '훌륭하다'는 표현도 듣고는 한다. 그걸로 충분하다.

 

2011년으로 가는 마지막 2일의 가운데에 서있다. 더 돌아볼 것도 없고 계획할 것도 없다. 현재의 속도 그대로 2011년으로 빨려 들어가면 그만이다. 지나온 시간은 그대로 등 뒤에 두고 오자. 지난 날에 대해 할 말이 많다는 것은 과거에 젖어산다는 이야기다. 


2011년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내년에 나는 다음의 5가지를 꼭 할 예정이다. 


하나 뜨거운 사랑을 할 것이다. 이상형을 찾았기 때문이다. 

 파워블로거가 될 것이다 : elephant0225.egloos.com 또는 elephant0225.blog.me 이 주소를 참조하시라. 

셋 25권의 책을 읽을 것이다. 올해는 18권 밖에 읽지 못 했다. 

넷 영어회화에 매진할 것이다. 능숙하게 말할 정도로. 

다섯 회사를 옮길 것이다. 보다 좋은 회사로.


이 5가지 외에 더한 바람이 있다면 스스로 웃을 일을 더 많이 만들고, 무엇보다 가족과 내가 건강하길 바란다. 사랑하는 사람들과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눌 것이고, 자연을 아끼는 이가 됐으면 한다(담배 꽁초는 꼭 휴지통에 버리는 습관을 길러보자.)


그렇게 한다면 2011년은 더할나위 없이 기쁜 한 해가 될 것이다.오늘의 똥같은 이 일기는 여기서 끝. 이상.


덧글

  • Young 2010/12/30 18:27 # 삭제 답글

    다섯 소망 모두 좋군요. 나도 소망을 적어봐야겠어요. 생각만 하지 말고
  • elephant0225 2010/12/30 22:51 #

    감사합니다! 글로 표현하는 게 좋은 것 같아요 리마인드도 되고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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